하늘과 달을 보고 빌었다
별을 보고 빌었다
빗살과 투명한 그늘을 보고 빌었다
스치는 바람을 보고
바람에 돌아눕는 풀잎을 보고
돌아눕는 풀잎에 기대어 졸고 있는
아늑한 햇살을 보며 빌었다
山寺 푸른 찻잔에 어리는 미소
들려오는 풍경소리
그 아득함으로 빌었다
그립지 않은 것들이 어디 있으랴
그리움으로 돌아눕지 않는 것들이 어디 있으랴
돌아누워 울지 않는 것들이 어디 있으랴
울며 후회하지 않는 것들이 또 어디 있으랴
그리움으로 빌었다 / 이종웅
♬ '悲歌' 김연준
사진 / Marc Yank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