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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의 종교다원주의 현황

한참사랑 2015. 2. 28. 01:19

한국의 종교다원주의 현황

 

 

노봉린/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

 

 

머리말

 

 

한국교회가 20세기 후반에 당면하고 있는 신학적인 문제의 하나는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한 예로 필자가 금년 3월에 이화여자대학교 종교학과의 초청으로 <기독교와 타종교 사이의 관계>라는 주제로 강의하게 되었는데 강의 후 질문 시간에 이 종교학과 여교수 한분의 심각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분으로 서양 현대신학에 많이 물들어 있는 분이었다. '오늘날 70억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대 아시아 대륙에서 기독교인의 수가 단지 3% 밖에 안되는 극소수의 비율을 차지하며 대정통종교로 가득한 이 대륙에서, 또 한국만 해도 70%가 넘는 인구가 비기독교인인 실정에서 어떻게 보수주의 신학자들이 강조하는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교의 다원성을 부인하는 신학이 이 시대에도 적합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는 이러한 배타적인 신학을 버리고 다른 종교와 협조하여 지상천국을 이루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물론 이같은 질문은 한국의 신학자에게서만이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원주의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일은 대화인데 이 대화를 통해서 서로 인정, 관용, 탐구(Acceptance, Tolerance, and Exploration)할 수 있는 상대주의 사고가 기독교 내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의 존 힉(John Hick)교수는 다음과 같은 종교 대화의 이유를 논하고 있다. 오늘날 종교간의 대화에 대하여 회의를 품거나 전혀 무시하는 종교인은 마치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해가 뜨면 어떻게 될 것이냐고 따지는 시대착오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교인이 신앙제일주의, 보수주의, 청결주의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의 주위에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그 이유는 세계는 하나의 세계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1

 

이 논문의 주제는 종교의 다원성을 주장하는 한국의 신학자들이 토착화와 상황신학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 아시아 정통종교의 다원성을 주장하는 신앙의 영향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현대 서구와 북미 또 아시아의 인본주의 신학의 영향을 용납하여 한국적인 상황신학을 창조하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원주의 신학은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교회에 막대한 도전을 던지고 있으며 앞으로의 교회성장과 신앙갱신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도전을 대비하여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한국교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교회, 전세계 교회를 중심으로 더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연구와 토론을 벌여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Ⅰ. 현대 두 날개의 신학적 문제

 

 

1970년대 초기부터 제기된 신학적인 문제는 서구의 이론적인 철학신학을 떠나 더 실질적이며 일반 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신학이 창조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20년간의 중요한 신학적인 논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이 두 신학적인 문제들의 관계는 마치 새가 두 날개를 휘돌리면서 제 3세계의 상황을 관찰하는 격으로 서로 긴밀한 연결을 맺고 있는 것이다. 그 한 날개가 상실되었다면 완전한 새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오늘의 신학도 그 어느 하나가 빠지면 현대의 신학적인 문제를 완전히 다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 두가지의 신학적인 문제란 무엇인가? 첫째는 남미에서 제작된 해방신학을 중심으로 이 사회의 경제적인 빈부의 차이를 없애고 인종차별과 인권주의를 배타하고 크리스챤의 사회적인 임무를 강조하는 치평적 신학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의 해방신학은 민중신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심각한 신학적인 문제는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인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중심으로 종교의 대화를 강조해온 결과 오늘에 와서는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인하고 종교의 다원성을 주장하는 상황신학이 날로 심각하게 신학 세계를 좌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두 신학적인 요소는 지난 2월 초에 호주 캔버라시에서 모였던 제7회 WCC총회에서 한국교회 대표로 내세워졌던 이대 종교학과 교수 정현경 박사의 신학적 쇼, 다시말해서 그가 20여개의 죽은 자의 영과 자연세계의 영을 불러내는 창호지를 4000명의 관중 앞에서 불로 살라 버린후 그의 논문을 낭독한 내용에서 명백히 드러나게 되었다. 2 정교수는 한국의 민중신학을 한국인이 경험하고 있는 한(恨)을 중심으로 자세히 발표했으며 성령의 역사를 불교의 관음보살(Bodhisattva)과 연결시켜 혼합주의적인 관념을 제기하게 되었다. 그 후 한국 교계 내에서 신학적 논쟁이 보수파와 자유파 신학자들간에 벌어지게 되었다.3

 

해방신학은 이미 20여년에 걸쳐 심각하게 토의된 바, 이에 대한 신학서적이 다수를 차지하여 앞으로 더 새로운 신학적 견해가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 반면에 종교 다원성에 관한 신학적 과제는 특히 아시아 대륙의 정통파종교의 부흥을 계기로 앞으로 더 심각한 과제는 종교혼합주의와 다원성에 관한 것이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자유주의 신학자들간에서만 논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수주의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날로 심각하게 토의되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필자는 1989년 11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쪽에 있는 샌디에고 시에서 열린 북미복음주의 신학협회(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모임에 참석한 바 있다. 약 500명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벌인 토론의 한 제목은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교의 다원성에 관한 것이었다. 한 가지 놀라웠던 것은 북미의 복음주의 신학자들 가운데도 과거의 정통신학을 중심으로 타종교를 배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 타종교를 이해하고 종교적인 다원성을 긍정적인 면에서 더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맹렬한 신학적인 토론이 벌어진 경험이 있었다. 그러므로 종교적 다원성 문제는 인본주의 신학자들만의 신학적 과제가 아니라 보수주의 신학자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Ⅱ. 세계 다원주의 사상이 한국 신학자들에게 끼친 영향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의 모범이 되는 교회이다. 특히 80년대의 급격한 교회 성장으로 인하여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교회는 보수주의 신학이 강한 교회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지난 WCC총회에서 쇼와 논문으로 발표한 정교수의 신학에 대해 필자는 그 총회 당시 캔버라 시에서나 다른 곳에서도 상당히 놀랐다는 의사표시를 하며 그 신학자의 배경에 대해 말해 달라는 질문을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게 되었다. 한국의 신학계에서 종교의 다원성을 주장해 온 유동식, 변선환 교수 등의 글들이 책으로 잡지상으로 명백히 표현되어 왔던 것이다.

 

 

1. 아시아 종교의 다원성 용납

 

아시아의 정통종교로 알려진 힌두교, 불교, 도교, 유교, 천도교, 샤마니즘의 종교는 그 종교 자체의 혼합주의적인 교리로 말미암아 어떠한 종교의 유일성과 독점적인 것을 부인하고 종교의 다원성을 용납한다. 불교와 힌두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적 혼합운동이 1960년도부터 WCC의 기독교와 타종교 분과위원회와 협조하여 여러 차례의 회의와 종교적 연합운동이 전개되었다.

 

1993년 8월에 인도에서 4개의 국제적 연합 종교단체가 주동이 되어 세계종교대회(Inter-Faith Conference)가 열리게 된다. 이 대회는 1983년에 시카고에서 열렸던 제1회 세계종교대회에서 인도 힌두교의 Ramakerishna Mission의 지도자 비베카난다(Vivekananda)의 우주적인 용납이라는 연설을 듣고 성립된 전세계 종교연합회의 100주년 기념을 중심으로 하여 다시 모이게 되는 것이다. 1993년도를 종교간의 이해와 협조의 해(The Year of Inter-Religious Understanding and Cooperation)로 정하고 1993년 대회를 다음 단체들이 후원하게 된다. 1) 국제종교자유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Religous Freedom) 2) 이해의 성당(The Temple of Understanding), 3) 세계종교대회(The World Congress of Faith), 4) 세계종교평화대회(The World Conference on Religion and Peace), 그리고 WCC의 세계종교분과위원회(People of Living Faith Unit)도 세계 종교간의 이해를 북돋우기 위해 1993년 대회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4 1993년도는 선교학적으로 볼 때 영국의 초대 선교사 윌리암 캐리(William Carey)가 처음으로 인도에 상륙하여 복음을 전한 200주년 기념 해인 것이다.

 

 

2. 서양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영향

 

기독교 내의 종교의 다원성(Religious Pluralism)과 보편구제설(Universalism)은 교회사적으로 초대교회로부터 현대까지 극소수의 신학자들이 믿고 있었다. 초대교회의 알렉산드리아 도시의 오리겐(Origen, 185~254)는 Plato의 철학과 우화적인 성서해석 방법론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보편구제설을 믿었다. 17세기 말에 독일교회 경건파(Pietists)는 극단적인 칼빈주의의 특정인 은총론 신학(Particularism of High Calvinistic Theology)을 강조하였다. 현대 인본주의 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슐라이어마허(1768~1834)는 보편구제설을 가르쳤다. 그 후로부터 1960년대까지의 인본주의 신학자들은 현대에 흐르는 자유주의 사상을 근본적인 예상으로 하여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만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이 그 어느 인간도 영원한 지옥에 보내지 않으실 것이라며 종교의 다원성을 유지하고 있다.

 

18세기와 19세기 미국동북부(New England Colonies)에서 활발히 일어났던 보편구제설과 그들의 보편주의 교회들은 다본빌(George Dabonneville, 1703~1793), 윈체스터(Elhanan Winchester, 1751~1797), 발로이(Hosea Balloy, 1771~1852)같는 지도자들의 영향으로 전 미국과 유럽 교회에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인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5 20세기 인본주의 신학자들도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해 계속해서 교회에 도전을 주게 되었다. 영국의 신학자 로빈슨(J A T Robinson)과 존힉, 미국의 파이크(James Pike), 파레(Nels Farre), 틸리히(Paul Tillich)등에 의한 자유주의 신학은 한국 신학자들에게 강한 신학적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다.

 

아시아 신학계에서 제일 많이 알려진 서구 신학자는 칼 바르트(Karl Barth)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은 교리적으로 보편구제설을 부인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의 구원의 역사가 어디까지 연장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보편구제설을 부인하거나 인정하는 것은 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의 선택론과 주의 은혜가 전 인류에게 미치는 교리를 통하여 암시적인 보편구제설을 강조하였다. 바르트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지 않는 유대인들이라도 벌써 죽음에서 새생명으로 옮긴 사실을 그들 자신이 직접 경험으로 느끼지 못하였으나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신자와 불신자간의 차이는 단지 신자는 자기의 구원을 깨달을 수 있으나 불신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므로 구원받지 못한 자같이 생활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밀 브루너(Emil Brunner)는 바르트를 보편구제설을 긍정적으로 믿는 신학자로 취급했으며 그의 영향이 초대교회의 오리겐보다 더 큰 것으로 평가하였다.6

 

 

천주교의 다원주의 입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3~1965)의 선언으로 정통적인 입장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사실상의 내용은 신의 은혜와 구원이 자기 양심에 의해 사는 무신론자에게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7 천주교 신학자 칼 라너(Karl Rhaner)의 익명의 크리스챤(Anonynous Christian)이라는 의견과 폴 니터(Paul Fknitter)의 저서 「오직 예수의 이름으로만?」(1985)에서 나타난 종교다원주의사상이 한국의 신학자들에게 많은 충격을 던졌다.8

 

 

3. 아시아 신학자들의 종교다원주의

 

보편구제설과 종교적 다원성의 문제는 아시아 신학자들 간에도 많은 토의를 해온 부분이다. 인도의 토마스(M M Thomas)와 사마르타(Stanley Samartha), 스리랑카의 나일스(D T Niles)와 그의 아들 프리맨 나일스(Preman Niles), 린드 실바(Lynde Silva), 웨슬리 아리아라자(Wesley Ariarajah), 일본의 고수케 고야마, 대만의 송찬성, 한국의 이종용 등의 인본주의 신학자들은 아시아 신학과 종교다원성에 대해 많은 책을 출판하였다.

 

아시아교회협의회(EACC) 창설자의 한명이었던 D T 나일스 목사는 신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죽음이 그를 믿든 안 믿든간에 전인류에게 해당되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9 인도의 토마스는 구원의 개념을 사회의 부정으로 일어나는 경제적 빈곤, 정치적 탄압, 인종차별로부터 인간을 구출하여 참다운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설명했다.10 파니카(Raymond Panikkar)의 「힌두교의 알 수 없는 그리스도」(1964) (Unknown Christin Hinduism)와 사마르타의 메이지 않는 그리스도(Undound Christ)의 명칭들은 인도의 힌두교와 연결시켜 그리스도의 영이 힌두교인에게도 잠재되어 있으므로 인도인에게(to Indians)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필요가 없고 인도인으로부터(from Indians) 그리스도를 발견하여 종교간의 협조를 강조하면서 지상천국을 이룩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11

 

 

송천성 교수는 「자비로우신 하나님」(The Compassionate God)(1982) 이라는 책에서 정통적인 기독교의 배타적인 요소를 반대하면서 자비로우신 하나님이 전 인류를 그에게로 회복시킨다고 한다. 송 교수는 아시아의 영성(Asian Spirituality)을 강조하면서 아시아의 신학이 토착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2 일본의 선교사로서 태국에서 신학교수로 오래 일하였던 고야마 교수는 태국 북쪽 농촌의 고요한 자연환경을 통하여 「물소신학」(Waterbuffalo Theology)이라는 것을 소개하고 태국의 불교나 자연환경에서도 신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불교를 믿는 태국인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중생의 경험을 갖지 않더라도 신을 찾을 수 있으며 구원의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13 이와 같이 인도의 힌두교와 아시아의 불교국가에서 성행하고 있는 혼합주의와 보편구제설은 한국의 인본주의 신학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Ⅲ. 한국의 종교다원성

 

한국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와 종교적인 차원에서 비교해 볼 때 역사적으로 불교와 유교, 또 무당종교의 배경을 가지고 있으나 타종교의 역할이 그리 강한 것이 아니다. 그 반면에 기독교의 영향이 강한 한국에도 종교의 다원성을 부르짖는 소수의 신학자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볼 때 아직도 정통적인 보수신학을 유지하여 왔다고 본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의 모범이 되는 교회로서 더욱 외국교회로부터 미치는 신학적인 압력과 다원주의적인 사상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한국의 다원주의를 주장하는 신학자들 가운데 두 신학자를 택하여 그들의 신학적인 노선을 연구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유동식 교수는 인도의 파니카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의 파니카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교수는 힌두교의 원론(元論), 다시 말하면 모든 종교는 하나의 진리에서 나왔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모두 같다는 혼합주의적인 인도의 신학을 받아들이지 않고 구원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수하였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는 마치 태양과 위성들간의 관계로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태양자체는 빛을 내지만 달과 위성들은 자체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의 빛에 반응하는 역할로 빛을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의 복음이 빛이 타종교에도 비치어 그들에게서도 복음의 말씀이 잠재되어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14 유교수는 파니카의 예를 말하였다. 파니카 신부가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이 구원받는 것은 자기들의 종교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에 의해서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며, 그들이 복음의 은혜 아래 사는 것은 기독교의 형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종교형식에 의해서였다.13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복음의 입장에서 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안(inside)"과 밖(outside)"으로 구별하지 말고 폴 틸리히의 단어 숨어있는 교회(latent church)와 드러난 교회(manifast church)로 보아 전 세계 인구가 신의 자녀로서 교회 안에 속하여 있는 것으로14 보아야 한다고 했다.

 

유교수는 사도행전 4장 12절과 에베소서 4장 6절을 통해 볼 때 세계의 주인공이 되시는 그리스도가 세계만민에게 구원의 역사를 이룩하셨으므로 만민이 다 구원을 얻는다고 말한다. 만약에 구원된 인간을 불러 크리스챤이라 한다면 이제 세상에는 크리스챤 아닌 사람이 없다. 다만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과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 것뿐이다. 그리스도가 계신 그곳이 곧 교회라고 한다면 세계는 온통 교회로 변했다. 다만 이 사실을 인식한 드러나 교회와 인식하지 못한 가리워진 교회가 있을 것뿐이다. 실로 역사는 가리워진 교회에서 드러난 교회로의 발전사라 할 걸이다.15

 

 

둘째로, 감신대학원 변선환, 교수의 자유주의 신학과 다원주의 사상에 대한 주장은 이미 글로써 많이 표현되어 한국교회에 적지않은 토론제목이 되어 왔다. 변교수는 작년 11월 서울 명동 가톨릭 회관에서 한국 가톨릭 문화연구원이 주최한 기독교, 불교, 천주교의 대화 모임에서 정통주의 보수신학을 비난하면서 다원주의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새로운 각도의 신학적인 연구와 종교해방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기독교는 기독교만이 역사적, 사회적이라는 도그마적 요소에서 탈피하여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신학적 모색이 요청된다. 현 시점에서 기독교는 배타주의가 지배하던 요단강 중심의 유대문화에서부터 포괄주의 패러다임의 아리소스강과 티베르강 중심의 희랍, 로마 문명을 거쳐 다원주의를 상징하는 태평양 한강 중심의 신학적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할 때다. 현 한국교회는 새로운 창조가 없는 정통고수, 새로운 해석(설교)이 없는 성서주의 견지 등의 소심하고 공격적인 정체성 때문에 오늘날 다원주의 시대를 맞아 점점 설 땅을 상실해 가고 있다. 프로테스탄트의 원칙은 기독교만이 절대적 빛된 진리로 인식한 나머지 타종교를 어두운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는 흑백논리식 배타적 전통에 꾸준히 젖어왔다. 이런 개종을 목적으로 하는 개신교의 선교는 보편적이고 다원적인 선교로 하루 빨리 탈바꿈해야 한다.16

 

변교수는 오늘의 종교신학은 선교가 아니라 대화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기독교 내에만 있고 하나님이 기독교인의 기도만 들어준다는 구식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에서 타종교와 협조하여 하나님의 전 인류에게 주시는 말씀을 통하여 건설적인 세상을 창조해 나간다고 주장했다.17

 

유동식, 변선환 교수의 다원주의 사상의 영향이 한국신학계에 깊은 도전을 던진 것은 사실이나 그와 같은 보편주의 다원주의 사상이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은 그리 심각하지 못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다. 이러한 자유주의 신학을 받아들인 교회가 성장과 신앙갱신이라는 면에서 부정적 열매를 맺고 있음을 미국이나 서구라파 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에서도 잘 관찰할 수가 있다.

 

 

Ⅳ.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반응

 

필자는 아시아 복음주의 신학협의회(ATA)의 총무로 1970년부터 금년 2월까지 일해왔다. 아시아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10회의 신학자 토론회를 열고 아시아의 신학적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특별히 1982년 8월에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에서 제3세계 신학자 토론회가 ATA의 6회 신학자회를 가졌으며 상황신학(Contextual Theology)과 아시아 신학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그때에 아프리카에서 15명 남미에서 15명 아시아에서 50명 총 80여명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참석하여 토착화 신학에 대한 복음주의 선언을 발표하였고 또 이 모임의 논문을 수집하여 영문으로 「아시아 상황에서의 성경과 신학」(The Bible and Theology in Asian Contexts)(404페이지)을 1983년에 출판하게 되었다.18 그 외에도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아시아 종교의 신관과 조상숭배 등의 신학적인 문제를 토론하여 신학서적을 출판하게 되었다.

 

복음주의 입장에서의 필자가 자유주의 신학자의 다원주의 사상에 대한 반응을 시간, 공간상 이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으나 유동식 교수의 타종교인에 대한 복음선교 문제라는 글에 간단한 응답을 표하고자 한다. 유 교수는 3가지 이유로서 새로운 각도에서 타종교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 복음자체의 성격이다. 2) 실제적인 문제인 바 모든 종교는 제각기 자기 종교와 신앙의 절대성을 믿고 주장하는 것이 사실이므로 기독교만이 절대라는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 3) 전 세계가 백인의 제국주의 지배하에 있으므로 기독교도 서구적인 기독교로 개종돼야 한다는 개념은 19세기의 낡은 사상이다.19

 

물론 시대에 따라 그 당시에 적합한 상황신학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것이다. 인본주의 신학자와 복음주의 신학자간의 근본적인 신학적 차이는 상황신학을 하는 방법론에 있는 것이다. 인본주의 신학자들의 신학적 방법론은 상황으로부터 시작하여 성경의 텍스트(form context to text)로 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학이 상황으로부터 시작되어 그후에 성경구절의 이것 저것에서 주어 모아져 사용되며 그 결과로 빚어지는 문제는 사용되어지는 대부분의 성경구절의 해석론이 성경 말씀을 기록한 본 필자의 뜻과 갖지 않게 되는데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다원주의 사상이 강한 이 시대에 우리의 신학이 이 상황을 다룰 수 있으며 서구 백인 세계의 제국주의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아시아인으로서, 한국인으로서의 성경적 해석을 하여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유동식 교수와 동감이나 근본적인 문제는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 하는 성경해석론에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성경해석론은 성경의 텍스트로부터 시작하여 상황에(from text to context)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신학의 제목은 상황에서 나올 수 있으나 신학연구의 가장 중요한 점은 올바른 성경해석 방법(Hermeneutical Principles)을 사용하여 먼저 그 성경본문의 뜻을 올바르게 이해한 후에 다양한 상황에 적합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유교수가 보편구제설을 강조하는데 에베소서 4장 6절을 사용한 것을 말할 수 있겠다. 하나님은 만유의 아버지시라 그는 만유 위에 계시고 또한 만유 가운데 계시다. 그는 이것을 이렇게 해석하였다. 그러므로 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 세상에 구원이 왔다면 그것은 마땅히 전 세계 만민에게 주어진 복된 소식이어야 한다. 만약에 구원된 인간을 불러 크리스챤이라고 한다면 이제 세상에는 크리스챤 아닌 사람이 없다. 다만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과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 것뿐이다. 그리스도가 계신 그곳이 곧 교회라고 한다면 세계는 온통 교회로 변했다. 다만 이 사실을 인식한 드러난 교회와 인식하지 못한 가리워진 교회가 있는 것뿐이다.20

 

에베소서 4장 1절부터 16절까지의 본문의 줄거리를 더 깊이 공부해보면 사도바울은 에베소교회 내에 있는 소수의 기독교인에게 성령의 은사(spiritual gifts)(7, 11절)를 강조하면서 주님의 몸된 교회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 주께서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이용하게 함으로 에베소교회 교인들의 믿음을 강화시키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4~6절). 그러므로 이 성경구절의 내용은 유교수가 해석하는 보편구제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보편구제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66권의 성경 내용 자체를 올바른 성경해석학에 의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신학적인 요소는 성경이 가르치는 자연계시와 특별계시의 구분인 것이다. 사도바울은 로마서에 기록하기를 전 세계의 인간이 우주의 창조물(롬1:20~21)과 인간의 양심(롬2:15)을 통해서 창조주를 알 수 있다고 하였고 그 외에도 하나님이 구약시대에 택함을 받은 이스라엘 족속에게 또 특별히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와 초대교회 사도들을 통해서 특별계시를 주셨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오늘 20세기의 신학적 문제는 신의 자연계시만 받은 불교, 유교, 힌두교인과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무신론자들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데에 신학적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신학적인 문제는 정통신학 고수, 상황에 맞는 신학, 다원주의, 종교해방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나타나 있는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 복음의 말씀을 먼저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며 우리 상황에 적합히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는 것이다.

 

 

맺음말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를 나날이 더 심각한 관점으로 연구하고 있는 현실에서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복음의 진의를 다시 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 반면에 타종교세계와 인본주의 신학자들의 다원주의 사상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여 서로 배울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을 더 넓게 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앞으로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교다원성에 대한 토론이 복음주의 신학자들에 의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1992년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세계복음주의 신학협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 Theological Commitee)와 아시아 신학협회(ATA)주최로 신학자 토론회가 열리는데 이번의 주제는 우리의 다원주의 세계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유일성(The Unique Christ in Our Pluralistic World)으로 전 세계교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모임 외에도 같은 신학적인 문제를 놓고 국제신학교인준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Accrediting Agencies)는 1991년 7월 8일부터 13일까지 런던 바이블 칼리지에서 텍스트로부터 상황으로(FromText to Context)"라는 주제로 모이게 되며 또 독일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모여 1991년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튜빙겐의 벵겔하우스에서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교다원주의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 내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 신학협의회에서는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교다원주의에 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다. 이 성명서를 전세계 교회에 전할 것을 계획하고있다.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넓은 마음으로 현대의 여러 신학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동시에 이질의 신학을 갖고 있는 신학자들에게도 사랑을 베풀면서 그리스도 복음전파 사역에 충성해야 할 것이다. 이일을 위해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교훈하였다.

 

 

깨어 믿음에 굳게 서서 남자답게 강건하여라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고전16:13~14)

 

 

 

[주(註)]---------------------

1. 죤힉, 황필호 역편, 종교철학개론(종로서적 1987) pp193~197

2. 정현경Come Holy Spirit, Renew the Whole Ceation, 제7회 WCC총회때 발표한 논문 1991년 2월 8일 호주, Canberra, pp1~2

3. 김명혁 정교수 강연에 대한 평가 기독교연합신문 1991 3 17

최홍석 정교수 강연에 대한 평가 기독교연합신문 1991 3 23

노봉린 WCC총회에서 본 성령론의 신학적 분석, 牧會月刊 1991 5 pp163~168

4. Cunent Dialogue17, December 1989

5. Welte Elwall, ed, Universalism, Evangelical Dictionary of Theology(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85), p1129, J L Neve, A History of Christian Thought Vol2 (Philadelphia: The Muhlenberg press, 1946), T T Burkill The Evloution of Christian Thought (NY: Cornell University Press, 1971), pp358~359

6. KarlBarth, Church Dogmatic, Vol 4, p779 cited by Ajith Fernado, A Universal Home Coming (Madras, India, ELS, 1983), p24

7. Paul K Knitter, No Other Name? (Quegon City, Philippines: Clarenian Pub, 1988), p32

8. Ibid, p120, 128

9. Louis King, New Universalism: It's Exponents, Tenets, and Threats, Evangehical Missions Quarterly (Summer1965), pp9―10 D T Nies, Upon This Earth (Madras, 1963), p87

10. M M Thomas, Salvation and Humanisation (Madses: CLS, 1971), p40

11. Bnuce Nicholls, A Living Theology for Asian Chuches: Sone Reflections on the Contextualization -Synoretism Debate, The Bible and Theology in Asian Contexts ed, by Bong Rin Ro and Ruth Eshenaur (Taiwan: Asia Theological Association, 1984), p125 Knitter, pp156~157 Carl E Braaten, Who Do We Say That He is? On the Uniqeuness and Universality of Jesus Christ Occasional Bulletin (January, 1980), p69

12,유동식, 한국종교와 기독교, (기독교서회, 1965) pp176~178

13. Ibid, p179

14. Ibid, p157

15. 유동식, 도와 고로스(기독교출판사, 1978), pp96~97

16. 변선환, 기독교, 배타적사고서 벗어나서  크리스챤신문 1990 12 8, p6

변선환, 동양종교의 부흥과 토착화신학 기독교사상 1983 5 pp145~162

동양종교의 부흥과 토착화신학 기독교사상 1983, 6 pp131~146

17. Ibid

18. Bong Rin Ro and Mark C Albrecht, eds, God in Asian Contexts (Taiwan: ATA, 1988), Bong Rin Ro, Christian Alternatives to Ancestor Practices (Taiwan: ATA)

19. 유동식, 도와 로고스 pp98~99

20. Ibid, pp96~97

노봉린/ 휘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커버넌트 신학원을 졸업하고 컨콜디아 루터란 신학원에서 역사신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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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theology.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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