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곡 홍수
넘치는 눈물은 눈 위에 떨어진다
찬 눈 은 주린 듯 내 뜨거운 탄식을 마신다
새 싹이 움트고 봄바람이 불면
얼음은 녹고 흰 눈도 사라지리
눈아 녹아서 어디로 가느냐
내 눈물과 함께 시냇물로 가라
거리로 흘러 들어 내 눈물이 덮거든
그이의 집 가까움을 너는 알리라
12곡 고독
어두운 구름 뚫고 맑은 바람 지나 가듯
미루나무 가지에 미풍이 힘없이 불면
나도 나의 길을 힘없이 밀려가네
즐거운 인생을 나만이 홀로 외로이 가네
아 바람 이 쉬었네
아 세상은 빛나구나
폭풍우가 휘몰아칠 무렵에도
나는 이렇게 늘 비참하지 않았느니라
14곡 백발
서리가 내 머리를 희게 만들었다
나는 나이가 들었다고 좋아하였다
허나 그것은 금방 녹아 버리고
다시 검은 머리가 나타나
자신의 젊음이 무서워졌다
棺까지는 아직도 그 얼마나 먼 길인가
석양부터 아침 해가 비추기까지의 사이에
흰머리가 되어 버린 사람도 많은데
이 긴 여로를 끝내고 아직도
내 머리가 희어지지 않고 있다니
누가 믿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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