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들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한참사랑 2010. 2. 12. 10:54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시몬느 뻬트르망 | 까치글방)

 

 

1978 년 도서출판 까치에서 나온 이 책은 현재 절판됐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너무 오래된 책이라 종이는 누렇고, 글씨는 깨알 같아 느낌이 좋았다. 서점에 깔린 때깔 고운 새 책과는 확실히 다르고, 대학 때 도서관에서 줄기차게 빌려 읽던 그 책들과 비슷한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어 반가웠다.

‘불꽃의 여자’라 불리는 시몬느 베이유는 ‘제 2의 성’을 얘기한 시몬느 드 보바르와 자주 비교된다. 둘은 실제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는데, ‘브르조와’의 냄새를 풍긴 보바르를 시몬느 베이유가 경멸하는 바람에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나. 요즘에는, 같은 ‘불꽃의 여자’라는 이유로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나혜석과도 종종 같이 등장한다. 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으니, 나혜석이 자기 자신을 위해 몸을 불살랐다면, 시몬느 베이유는 순전히 남을 위해 그렇게 산 것이다

 

1909년부터 1943년까지, 34년을 살다간 그녀는 한 마디로 ‘행동하는 지성인’이며, 극도의 빈곤함과 희생을 무릅쓰고 노동자 편에 서서 그들의 권리를 대변한 대단한(!) 사람이다. 본인은 배울 만큼 배우고, 가질 만큼 가질 수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사회주의 운동에 앞장섰다. 이 책은 그녀의 전기이니만큼 그녀가 얼마나 지적이고 희생정신이 투철하며, 그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는 굉장한 여자였는지에 대해 나와 있다. 사실 그녀의 과격한 행동이나 일부 논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녀의 때 이른 죽음이 ‘대단히’ 아깝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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