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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덕산 용담에게서 깨닫다

한참사랑 2015. 6. 14. 15:42

덕산 선사가 깊은 밤 용담 선사의 방에 있었다. 

용담 선사가 “그대는 그만 내려가 보게나.”하고 말했다.

 

덕산 선사가 조심스럽게 발(簾)을 걷고 나가다가

바깥이 캄캄한 것을 보고, 돌아서서

“화상이시여, 바깥이 캄캄합니다.”하고 말했다.

 

용담 선사가 촛불을 켜서 건네주다가

덕산 선사가 막 촛불을 잡으려 하자 촛불을 불어서 꺼버렸다.

 

덕산 선사는 자신도 모르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부터 다시는 천하의 노화상들의 말씀을

의심하지 않겠다.”라고 말 하고

금강경의 소초들을 법당 앞에 쌓아두고

횃불을 높이 들고 크게 외쳤다.

 

“모든 현묘한 이치를 다 말하더라도

마치 터럭 하나를 저 허공에다 두는 것과 같고,

세상의 온갖 중요한 일을 다 하더라도

마치 물 한 방울을 큰 골짜기에 던지는 것과 같다.”라고 하면서

금강경소초를 들고 “그림의 떡은 주린 배를 채울 수 없다.”고

말 하고 곧바로 태워버렸다.

 

그리고 용담 선사에게 예배를 올리고 떠나버렸다.

 

德山在龍潭入室夜深 潭曰子且下去 師珍重揭簾而出 見外面黑

却回曰和尙外面黑 潭點紙燭度與 師才接 潭便吹滅

師不覺失聲云 我自今已後 更不疑天下老和尙舌頭

遂取疎鈔 於法堂前 將一炬火 提起云 窮諸玄辯 若一毫 置於太虛

竭世樞機 似一滴 投於巨壑 疎將鈔云畵餠不可充飢 便燒於是禮辭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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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자타가 인정하는 금강경의 대가인 덕산선사가 빈대떡노파에게 망신을 당하고 용담선사를

찾아와 법거량을 하다 밤이 늦은시간의 일화이다.

특히 선어록의 특성은 어떤 상황이든 순간에 돌이켜 자신을 보게 하는 극적인 상황전환을 모티브로한다.

대표적인 것이 조고각하(照顧脚下)이다 말 그대로 외부로향해 있던 시선을 자기 쪽으로 돌이키란 

말이다.

왜냐면 시선은 항상 자기를 중심으로 외부로 작용함을 기본으로 하기때문이다.

용담과 덕산이 있는 방으로 가자.

방안은 불이 있기에 밖다.

외부는 당연히 어둡다.

덕산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한다. 문밖의 어둠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불을 구하기위해(-금강경 탐독,대가) 용담에게 말한다. "밖이 어둡습니다."(용담-'밖이 어두운줄 알면 네 마음속의 무명도 알아라지!')

용담이 등불을 준다.('용담-구하는 마음을 돌이켜 자신을 밝힐 수 있을 것인가!')

덕산이 돌이키지 못하고 등불을(금강경-깨우침) 받으려하자 용담이 이내 입김을 불어 불을 끈다.


아마도 그 입김을 받은 불꽃은 덕산의 가슴을 향해 흔들렸다가 꺼졌을 것이다.

덕산은 그제서야 돌이켰을 것이다.

밖의 어둠을 밝혀 자신의 안위를 지켜줄 한줄기 빛줄기에 집착했다 순간에 허무히 꺼져버린 그 불꽃을 통해 초롱불보다 더 나약한 자신의 마음(대상에 집착)을 돌이켜 봤을 것이다.

'문밖이 어두운줄만 알았지 그 외부의 현상(모든 경전,가르침,진리,법)을 통해 돌이켜 나를 보질 못한 내가 더 어두웠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순간에도 6경18계를 통해 돌이켜 자신을 보고 올곧이 믿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자비선원  태현

 

출처 : 행복자비선원( 수진암)
글쓴이 : 태현스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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