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글 마당

[스크랩] [현대시] 나의 나

한참사랑 2006. 7. 28. 00:45
시가있는아침] `나의 나` [중앙일보]

 

(사진:사진작가 유병용님의 사진임)

 

 

'나의 나'                                 -   이시영(1949~ )


여기에 앉아 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 마.

나는 저녁이면 돌아가 단란한 밥상머리에 앉을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여름이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날아가

몇 날 며칠을 광포한 모래바람과 싸울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비 내리면 가야산 해인사 뒤쪽 납작바위에 붙어앉아

밤새 사랑을 나누다가 새벽녘 솔바람 소리 속으로

나 아닌 내가 되어 허청허청 돌아올 수도 있어

여기에 이렇듯 얌전히 앉아 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 마.



직장생활을 할 때 상사가 나를 보고 "당신 두뇌는 서랍장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칭찬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생각과 생각 사이에 단절과 비약이 심하다는 충고였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하덕규의 노랫말 중에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이렇게 얌전히 앉아 있지만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당신뿐 아니라, 내가 쉴 곳도 없다.

<이문재 시인>

 

오늘 아침 중앙일보를 읽다가 스크랲 했습니다. 시시각각변하는 나의 마음을 보면서...

9839
출처 : Sanchos
글쓴이 : sanchos 원글보기
메모 : 내 안에는 나 자신도 모른는 수많은 내가 있음을 알기에... 더욱 공감이 되는 시와 내 애창곡 '수선화'...

'좋은 시와 글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랑하는 이에게  (0) 2006.07.31
[스크랩] 자아성찰  (0) 2006.07.28
[스크랩] 사랑학 개론  (0) 2006.07.28
[스크랩] 사랑은  (0) 2006.07.28
[스크랩]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0)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