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꽃피는 뜰(자작시 모음)

살기 어려운 인생, 쉽게 쓰는 시

한참사랑 2006. 7. 31. 02:43
 

살기 어려운 인생, 쉽게 쓰는 시

                       


우리는 언제나

일상의 흐름 속에서

세월따라

흘러가며 사느니


오늘의

자자분한 재미에 속아 살고

어쩌다가 쓴맛을 보고는

후회로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려도

내일의 희망이란

즐거운 빛깔의 무지개에

속아 사느니


살다 보면

어쩐지 모든 게 시답지 않아

술 한 잔에 담긴 호기(豪氣)에

발끈 성을 내보기도 하고

- 삶이 나를 속이려 들지 않는다면

  내 구태여 생활을 거부하진 않으리 -

스스로를 타일러도 보지만


그러나 일상은

세월은 언제나

나를 속이고 있음을

잘 아느니


그래도

될 수 있으면 부드러운

몸짓으로

그저 평범할 뿐인

내 생활을 껴안고

또 한 번

속아 주리라

빙그레 웃는 얼굴로

너그럽게

살아 주리라

 

      ( 1975.  서울 냉천동. 4월 인사동 ‘예림 화랑’ 점원 일 하면서 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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